"당신은 '과시적 소비자'(conspicuous consumer)입니다."
가끔씩 하는 설문조사이지만, 이런 결과가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란다. 나름 합리적이고, 이성적이라 자부하고 있었건만. '과시욕구를 충족하기 위한 행동을 보인다'는 평은 자못 당황스럽다. 김국환의 옛 노래가 실로 가슴팍에 팍 와닫는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아"
이상하게도, 이런 설문조사를 할 때면 순한 양이 된다. "솔직하게 적으세요"라는 말, 그냥 가볍게 지나칠 수도 있는데. 아무 것도 아닌 질문에 무섭게 집중한다. 오만 경우의 수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냉철하게 나를 평가한다. 그 결과는? 보는 대로다.
라이프 스타일은 "외모와 행동에 대해 주위 시선을 의식하지 않으며, 개인중심의 생활 패턴을 보인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돌+아이'라는 얘기다. 게다가 비호감의 대표격인 '뻐기기'까지 하고 있다니.
물건을 살 때는 아무 계획 없이, 꽂히면 냅다 지른다. 육감적인 여배우가 배꼽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채 흔들어대도 동요하지 않는다. 감동적인 장면을 봐도 그저 그렇단다. 이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말이다. 나는 정말 광고를 좋아하고, 즐기고, 사랑하는데.
살짝 기분 상할려고 하는데, 마지막 문구가 눈을 사로잡는다.
"당신은 진정한 멋을 아는 센스쟁이!" 이 말 한마디에, 급(急) 마음이 풀리는 이유는 또 뭔가. 단순한 놈.
"젠장, 쉣(shit)!"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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