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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하루종일 참, 지독히 외롭게도 비가 추적추적 내린 것 같습니다.
이른 새벽부터, 잠들 기 전까지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가 귓가를 맴도네요.
쓸쓸한 날씨, 기분 전환을 위해 간만에 올림픽 수영장을 찾았습니다. 아는 형이 그곳서 수상인명구조원(라이프가드) 훈련을 받는다고 해서 구경도 할 겸 갔죠.
낮 12시 10분쯤 됐을까. 함께 훈련을 받았던 동생(이지수)을 만났습니다. 안부 인사를 끝내고 나니, 멀리서 사람들 떼가 몰려오더군요. 2008년 3기 수상인명구조원 훈련을 받는 이들이었습니다. 5분 쯤 뒤, 50m 풀에서 몸을 담그고 있었는데, 멀리서 반가운 이가 성큼성큼 다가오더라고요. 바로 불과 두 달전, 혹독하게 가르침을 내리셨던 강사(우승민) 선생님이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샘~" 냉큼 뛰어가 인사를 건넸죠. 부끄러움 많고, 쑥스러움 많은 샘, 여전하더라고요. 제대로 눈도 못 마주치고는 훈련생들이 모여있는 곳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만남의 시간은 짧았지만, 불과 두 달 전의 아련(?)하고도, 기분 좋은 기억을 떠올릴 수 있어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또 샤워실에서는 '정신적 지주'였던 윤원규 선생님도 만났습니다. 그새 배에 못보던 스노우타이어를 하나 장만하셨더군요. "선생님 살이 좀 찌신 것 같아요"라고 했더니, "많이 찐 것 같니"라며 멋쩍어하더군요. 그 간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도 제대로 한번 못 했었는데, 어찌나 미안하던지요.
이날 저녁, 집에 돌아와 블로그 단장이나 해볼까해서 이글루스에 접속했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전날 통계를 봤더니, 예전에 썼던 수상인명구조 관련 포스팅이 상위 순위에 꽤 올라있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올해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수상인명구조원 3기가 한 주 전에 시작했었습니다.
앞으로 뭐를 배울까, 이미 준비할 건 없을까. 이래저래 고민이 많을 때입니다. 그 덕에, 제 포스팅이 관심을 받고 있다니, 기분이 꽤 좋네요. 혹 글을 읽다 궁금한 것들이 있으면 언제든지 덧글을 달아주세요. 아는 만큼, 배운 만큼, 성실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블로거 여러분, 기분 좋은 주말 보내십시오.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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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자격증을 받아왔습니다.
사실 나오기는 일찍 나왔는데, 은근 거리가 멀기도 하고 귀찮아 안 받아왔었는데
여차저차해서 찾아왔습니다. 음핫핫!!
다른 말이 뭐 필요 있나요? 바로 요겁니다.
개인정보가 담겨 있는 숫자는 '살짜쿵' 가렸습니다.
"기뻐해주셔요~들~" 이글루스 가든 - 멘토(mento)와 멘티(men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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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인명구조원(라이프가드) 최종시험이 끝난 지 벌써 2주가 지났다. 옛말에 시간은 화살처럼 빨리 흐른다더니, 딱 그렇다. 그러고 보니 번외편 첫 번째 이야기 쓴 지도 꽤 됐다. 더 이상 지체했다간 기억에서도 사라질 판이다. 그간 못 다한 두 번째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이다. #4 - "살갗이 찢어질 것 같아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서울 잠실 수영장 5m풀의 막강함은 이미 본편(4편)에서도 짧게 언급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이곳 물은 동네 수영장에 비해 염소가 많아 독하다. 그도 그럴게, 일반 수영장 크기(25m풀)에다가 깊이는 3~4배 더 깊다. 새로 물을 가는데 드는 돈도 그만큼 비싸다는 얘기다. 게다가 위생 문제 때문에 물이 상대적으로 독할 수밖에 없다. 다 이해한다. 누구를 탓할 생각, 추호도 없다. 문제는 말은 그냥 "독하다" 세 글자로 끝나지만, 직접 느끼는 물의 강도는 꽤나 강하다는 것이다. 물론 사람마다 차이는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함께 훈련했던 동기에게 직접 물었다. 지난달 28일부터 3일 동안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2008년 1기 훈련생 36명에게 인터넷 댓글 설문조사를 한 결과 모두 14명(남자 10명, 여자 4명)이 답했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가장 큰 문제는 '피부'였다. 조사 결과, 응답자 14명 모두가 피부 질환을 호소했다. 대부분 "얼굴이 심하게 당겼다"고 답했으며, 팔, 어깨, 등, 종아리, 허벅지 등도 쓰라렸다고 했다. 특히 아토피성 피부염을 앓는 이들(2명)은 "살갗이 찢어질 것 같아 잠을 잘 수가 없었다"고 회고했다. 피부 타입, 성별(性別) 차이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지성(2명), 건성(5명), 복합성(7명) 피부에 상관없이, 응답자 14명 모두가 "피부 건조증을 겪었다"고 답했다. 피부가 지성이라고 답한 사람 가운데 한 응답자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로션 생각이 났다"고 했고, 다른 응답자는 "강습 2일이 지나고 나서 잠을 자다가 허벅지가 당겨서 (일어나) 로션을 발랐다"고 적었다. 다음은 응답자가 겪은 생생한 증언들이다. "강습도중 온 몸이 다 터서 괴로웠다. 특히 입 주위는 아직도 쓰라리다""얼굴, 코에 붉은 반점이 생겼다""자기 전에 미칠 것 같은 고통에 시달렸다""정말 쉴 때마다 로션을 발랐다" 물에 무방비하게 노출된 '눈'도 예외는 아니었다. 수영장 강습과는 달리 훈련 중에는 물안경을 쓰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안경을 쓰는 이들(11명) 100%는 "눈이 따가워 제대로 뜨기 힘들었다"고 답했다. 이들 중 3명은 "안경에 습기가 찬 것처럼 눈이 뿌옇게 흐려졌다"고 말했다. 안경을 쓰지 않은 사람(3명)은 느끼는 강도는 약했지만, 따가움을 호소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렇다고 마냥 당하고 있을 수는 없다. 다음은 앞으로 자격증에 도전할 후배들에게 알리는 팁(tip)이다. 첫째, 각종 로션을 꼭 챙겨라. "난 악어 피부라 상관없다"고 배짱부리지 말고, 못이기는 척 가방에 챙겨둬라. 안 그럼, 백이면 백, 나중에 후회한다. 강습이 끝나자마자 온몸 구석구석 듬뿍듬뿍 발라주는 게 좋다. 그날 밤 편안하게 잠들고 싶다면 말이다. 둘째, 렌즈는 그냥 집에다 모셔놓을 것. 꼭 멋 낸다고 수영장까지 렌즈를 끼고 오는 사람들이 있다. 동네 수영장 생각하고 꼈다가 물 안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 다시 말하지만, 훈련 중에는 물안경 절대 못쓴다. 눈앞에 있던 보호막이 갑자기 없어지면, 죄 없는 눈동자는 강한 염소물에 "악"소리 한번 못 지르고 당할 수밖에 없다. 마냥 쏟아지는 눈물 때문에 그날 훈련을 말짱 '황'된다. 눈이 안 보이면, 그냥 안경을 쓰면 된다. 어차피 옷가지를 담은 바구니 하나 들고가니, 안 쓸 때는 그곳에 놔두면 그만이다. 이 두 가지만 지키면, 염소물 따윈 하나도 두렵지 않다.
#5 - 물안경(水鏡)은 이제 그만!
어쩌면 가장 힘든 부분일 수도 있다. 항상 쓰던 물안경을 갑자기 쓰지 말라고 하면, 그게 어디 말처럼 쉽겠는가. 익숙지 않은 사람은 물 한 방울만 눈에 들어가도 눈을 제대로 뜨기 힘들다. 손가락으로 두세 번 비벼야 겨우 눈을 뜰 수 있다. 하지만 훈련 때는 절대 물안경을 쓸 수 없다. 왜? 내가 물안경이 없을 때도, 사람은 물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저 앞에선 사람이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는데, 물안경 쓰고 할 시간이 어디 있겠는가. 초를 다투며, 그냥 냅다 물에 뛰어드는 게 최고다. 근육질의 멋진 인명구조원이 뛰어가며 물안경 쓰는 모습, 상상만 해도 피식 웃음이 난다. 훈련은 실전처럼, 결국 이것이 이유다. 물론 예외는 있다. 그것도 딱 두 번. 영법으로 몸 풀기 때, 그리고 잠영 할 때다. 사실, 생각보다는 그다지 오랜 시간은 아니다. 그래도 그나마 다행이지 않은가. 잠영할 때 숨도 막히는데, 앞까지 볼 수 없다면, 참 답 안 나온다. 그렇다고 한숨만 '푹푹' 내쉴 필요는 없다. 연습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수영장 한쪽 구석에서 숨 참기 연습을 하면 된다. 물론 물안경을 벗고, 눈을 번쩍 뜬 채로 말이다. 물론 처음엔 눈이 쓰라려 쉽지 않다. 하지만 견디면 된다. 조금씩 눈을 뜨는 시간을 늘려 가면 눈을 아무리 오래 뜨고 있어도 아무렇지도 않게 된다. 나중엔 물안경 없이 눈을 뜬 채로 수영을 할 수 있게 된다. 동네 수영장에서도 못 견뎌 쩔쩔맨다면, 잠실 5m풀은 어림도 없다.
#6 - 강사, 숨은 천사들 한번 훈련엔 6~8명의 강사가 함께 한다. 이들은 처음부터 끝날 때까지 훈련생 곁을 지킨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강사 모두 자원봉사라는 것이다. 건당 몇 십만 원씩 쥐어줄 것 같지만, 아니다. 한 강사는 이를 '적십자정신'이라고 말했다. 아무런 조건 없이 자기 양심에 따라 부끄럽지 않게 행동하는 것. 그 말을 듣고 난 뒤, 강사들이 사뭇 다시 보였다. 못 잡아먹어 안달 난 사자처럼 항상 으르렁대고, 물귀신처럼 팔과 발목을 잡아끌어 물을 먹였던 그들, 알고 보니 '천사'였다. 도전할 후배들이여, 강사가 괴롭힌다고 너무 대놓고 욕하지는 마라. 알고 보면 참 착한 사람들이다. 다른 이해관계가 약간 있다 해도, 세상에 이런 사람들 찾기 힘들다. <끝>
덧붙이는 말) 이걸로 번외편도 끝이다. 지난 10일, 짧지만 참 긴 시간이었다. 이번 시리즈로 참 많은 것을 얻었다. 이제 3일 뒤면, 수상인명구조원(라이프가드) 자격증도 직접 손에 쥘 수 있다. 그동안 본편([도전! 이기자] 수상인명구조원(라이프가드))과 번외편 등 모두 12편의 글을 썼다. 애정어린 댓글을 남겨준 블로거도 알게 됐다. 2008년 새해, 첫 테이프를 잘 끊은 것 같아 참 기분이 좋다. 이글루스 가든 - 멘토(mento)와 멘티(menti)도전이기자, 라이프가드, 수상인명구조, 이기자, 훈련, 수영장, 수영, 대한적십자사, 잠실, 번외편, 피부, 아토피성피부염, 수상인명구조원, 도전, 강사, 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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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이 좀 늦었습니다. 합격의 기쁨을 주변에 알리다보니 블로그에 소홀했네요. 그동안 [도전! 이기자]를 함께 하셨던, 블로거 여러분. 한번 이라도 보셨던 여러분. 오늘 처음 블로그를 찾으신 여러부~운~ "저, 해냈습니다. 대한적십자사 수상인명구조원(라이프가드) 2008년 1기 합격했습니다."
"후~우~" 잠시, 흥분을 가라 앉히고. 조근조근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어제 오전 11시쯤,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합격자 발표가 떴습니다. (바로 아래에 있는 요겁니다.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이름은 흐트러짐 처리를 했습니다.) 떨리는 마음으로 마우스 스크롤을 조금씩 내렸습니다. 제일 위에서부터 아래로 이름을 찬찬히 훑었습니다. '이런~' 이름이 없었습니다. 이론합격자 명단에도 내 이름이 없었습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눈을 위로 올려 다시 곱씹어봤지만, 소용 없었습니다. "나 떨어졌나보다. 어쩐다니." 풀이 죽어, 옆에 있는 동생에게 말했습니다. "어디어디~"하며 모니터를 본 동생, 나를 미친 개보듯 위아래로 흘기더니 한 마디 툭 내 던지더군요. "뭐야, 이거 응급처치법 합격자잖어." 그랬습니다. 난 이제껏 다른 시험 합격자 명단을 보고 있었던 것입니다. 순간 싸늘한 동생의 눈빛이 그렇게 따사로울 수가 없었습니다. 낭떠러지에서 떨어졌다가 비디오 리와인드 버튼으로 다시 하늘로 솟아오른 기분이었습니다. 놀란 가슴을 살살 달래고, 다시 마우스를 '쪼기'('쪼다'의 활용형. 고스톱 판에서 쓰는 전문 용어로, 화투패 두 장을 겹친 상태에서 한장을 살짝 비틀며 다른 한장의 패를 조금씩 보는 것을 가리키는 말) 시작했습니다. "흡~" 있다. 있었습니다. 내 이름, '이승배'. 믿기 힘들어, 여러차례 눈을 감았다 떴습니다. "으아~" 그래도 있더군요. 헛것을 보는 게 아니었습니다. [도전! 이기자] 시리즈 본편에서도 얘기했지만, 사실 필기 시험이 쉽지 않아 걱정을 많이 했었습니다. 다행히 합격 컷인 15개 아래로 틀렸나봅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함께 한 동기 4명이 필기시험에 떨어졌습니다. 정말, 안타깝네요. 그래도 실기는 합격했으니, 다음 기수에 필기 시험만 따로 치르면 자격증을 딸 수 있다고 하니, 그나마 천만 다행입니다. 자격증은 2월13일부터 찾으러 오라고 하네요. 다음달은 명절도 끼어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자격증을 내 손 안에 품을 수 있을 것 같네요. 그때 따끈따끈한 사진 한 장, 포스팅하겠습니다. 후훗~ 생각만 해도, 기분이 참 좋아집니다. 과정도, 결과도, 모두 좋아서 정말정말 다행입니다. 지금까지, 이기자였습니다. 모두들 좋은 하루 보내세요. 이글루스 가든 - 매일 매일 한 편의 글쓰기.수상인명구조원, 라이프가드, 2008년1기, 대한적십자사, 자격증, 도전이기자, 이기자, 도전, 합격, 최종합격, 수상인명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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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7일) 아침, 따사로운 햇살에 눈부셔 눈을 떴다. 손을 더듬어 머리맡에 둔 휴대전화를 찾았다. 반쯤 눈을 떠 시간을 확인했다. 오전 9시2분. '뭐야, 이제 이것 밖에 안 됐어.'
무거운 머리를 다시 베개에 파묻었다. 어젯밤, 잠들 때까지만 해도, 눈만 감으면 24시간은 족히 잘 것 같았는데. 고작 6시간 남짓에 그쳤다. 게다가 휴일인데 말이지. 머리는 긴장이 풀렸는데, 몸은 아직 아닌가보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그때를 떠올리면 허벅지가 움찔거린다. 어제 수상인명구조원(라이프가드) 최종검정을 치렀다. 지난 10일 동안 받은 모든 훈련에 대한 종합 테스트다. 훈련으로 보낸 시간만 모두 50시간, 하지만 테스트 시간은 채 4시간이 안 걸렸다. 이동 시간, 기다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개인당 많아야 20여 분. 좀 과장하면, 정말 눈만 감았다 떴을 뿐인데 끝나버렸다. 공허하다. 후련하기보단,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26일 오전 9시, 서울 성동구 마장동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4층 대강당. "모두 50문젭니다. 문제를 푼 다음에 OMR카드에 검정색 볼펜으로 까맣게 칠하세요." 늦게 온 사람들을 기다리다, 10여 분 뒤 시험을 시작했다. 시험지를 받자마자 앞뒤로 살폈다. 중고등학교 때 봤던 시험지 크기 종이 양쪽에 문제가 빼곡했다. 그림도 몇 있었다. 다시 첫 장으로 넘겨, 문제를 풀기 시작했다. 다섯 문제 정도는 순탄했다. 상식으로도 충분히 풀 수 있는 수준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아리송한 문제들이 줄곧 이어졌다. 문제는 안 어려운데, 답 1~2개가 헛갈리는 그런 느낌, 딱 그렇다. 일단 문제 앞에 별표를 해둔 뒤, 다음 문제로 '패스'(pass). 다음도 문제 패턴은 비슷했다. 쉬운 문제 4~5개 뒤, 아리송한 것 2~3개. 뒷장까지 한 번 쫙 푼 다음, 별 개수를 셌다. "하나, 둘, 셋, 넷, …(하략)." 이런, 무려 20개나 됐다. 합격하려면 적어도 70점을 넘어야 한다. 모두 50문제이니, 문제당 2점씩. 만약 15문제 넘게 틀리면, 곧바로 '컴백홈(come back home)'이다. 그런데, 별만 20개라니. 큰일 났다. 10여 분 뒤. "자~ 마무리해주세요. 5분 뒤에 시험지 걷습니다." 감독관이 시간을 재촉했다. 남은 별을 하나씩 없애나갔다. 대부분 처음에 생각했던 답으로 과감히 질렀다. 많은 문제를 찍을 때는 이 방법이 최고다. 초·중·고를 거치면서 몸소 터득한 나름의 비법이다. 5분 만에 10문제 정도를 쓱쓱 칠하곤, 밖으로 나왔다. 밖은 먼저 나간 이들로 시끌벅적했다. "야~ 그거 답 뭐지?""이런, 정말 그거야?""으악~ 안 돼. 벌써 틀린 것만 5개째야." 애써 손을 귀를 틀어막았다. 괜스레 신경 썼다가, 실기를 망치면 안 된다. 이럴 땐 화제를 돌리는 게 최고다. "자~ 얼른 잠실로 가자! 빨리빨리~ 출발!" 등을 떠밀다시피 해 수영장으로 향했다. 오전 10시50분쯤, 잠실 종합운동장역에 도착했다. 집합 시간(11시30분)까지는 40분 정도 여유가 있었다. 오후 테스트를 대비해, 뭐라도 먹어야겠다는 생각에 근처 햄버거 가게로 갔다. 다들 배고팠는지, 죄다 가게 안에 있었다.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햄버거 하나로 간단히 주린 배를 채웠다. 여기서 팁(tip) 하나. 이 때 꼭 뭐라도 먹어라. 시험 시간은 짧지만, 한꺼번에 많은 것을 하기에 배가 허하면 힘을 내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너무 많이 먹으면? 올라온다. 목구멍을 타고. 정오쯤, 곧바로 실기 테스트가 시작됐다. 이번에는 31명(총 36명에서 5명이 자체검정에서 떨어졌다)을 두 팀을 나눠 진행됐다. 각 팀마다 다른 지사에서 파견 나온 강사가 2명씩 나뉘었다. 우리 팀이 선두였다. "저는 경기지사에서 여러분의 최종 실기 테스트를 하러 왔습니다. 테스트는 여러분이 원하는 것부터 시작할게요. 뭐부터 할까요?" 검정요원의 질문에 한결같이 "바벨이요"라고 답했다. 매도 먼저 맞는 게 낫다고, 가장 힘든 것부터 먼저 끝내야 부담이 덜하다는 생각에서였다. "좋아요. 바벨부터 시작합니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테스트는 시작됐다. (더 보기)도전이기자, 수상인명구조원, 라이프가드, 대한적십자사, 2008년1기, 수상인명구조, 이기자, 역가위, 영법, 구조법, 강사, 테스트, 바벨, 최종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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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 딱 10일째다. 지난 14일 첫 테스트를 받은 뒤부터다. 수상인명구조원(라이프가드) 과정은 모두 10일. 즉, 오늘은 마지막 강습 날이다. 우선 힘들었던 훈련이 끝난다 생각하니 가슴이 후련하다. 얼마나 기다려왔던 날인가. 이젠 저녁 늦게까지 숙제를 할 필요도 없다. 아침 일찍, 미어터지는 지하철에 몸을 맡기지 않아도 된다. 행복하다. 하지만 왠지 쓸쓸하다. 지난 10일 간, 눈만 뜨면 함께 했던 사람들과 헤어진다고 하니 가슴이 찡하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언제부턴가, 함께 부대끼던 이들과 헤어질 때면 이런 느낌이 든다. 그래서 사실 새롭게 누군가를 만나는 게 두렵다. 나이가 들어서일 지도 모르겠다. 다른 이들은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만 이러면 주책이겠지. 주책이라고 손가락질해도 어쩔 수 없다. 오늘은 기분이 그렇다. 특히 서른여섯 명이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하게 돼서 더더욱. 23일 오전 9시, 서울 성동구 마장동 대한적십자사 서울특별시지사 4층 대강당. 간단한 출석체크 뒤, 곧바로 수업이 시작됐다. "오늘은 영아(?兒·만 1세가 채 안 된 아이) 구조법입니다. 구조호흡과 심폐소생술(CPR)을 배웁니다." 강의실 앞에는 애기 인형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전날 연습했던 실습용 인형 '애니'(Anne)의 절반 정도 크기다. 팔도, 다리도 달린데다, 목이 뒤로 젖혀져 실제 아기 같다. 적당히 무게감도 있어 사실감이 더했다. 한 손에 인형을 들고, 바닥에 요가 매트 한 장을 깔고 앉았다. 전날과 마찬가지로, 두 명이 한 조다. 방법은 성인과 비슷하지만, 불어넣는 바람, 누르는 힘의 세기는 달랐다. 성인보다 약 4분의 1정도로 보면 된다. 여기서 잠깐, 전날 빠뜨린 '구조호흡'과 '심폐소생술'에 대해 짚어보자. 둘의 차이는 이렇다. '구조호흡'은 맥박은 있는데, 호흡이 없을 때 쓴다. '심폐소생술'은 맥박과 호흡 둘 다 없을 때 시도한다. 구조 순서는 다음과 같다. 시험을 볼 때 순서가 틀리면 안 되기 때문에, 집중! 또 집중!. 첫째,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면 '3C'부터 챙긴다. '3C란 체크(check), 콜(call), 케어(care)의 앞 글자를 딴 것으로, 우리말로 바꾸면 '현장조사', '연락', '의식유무확인'이다. 쉽게 말하면 이렇다. 환자를 발견하면 팔꿈치를 쫙 펴 두 손을 머리 가까이 흔들며 "도와주세요"를 크게 외친다. 누군가 다가오면 "119에 연락해주세요"라고 부탁한다. 다음, 환자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리며 묻는다. "괜찮아요? 괜찮아요?" 반응이 없으면 문제가 있는 거다. 여기까지가 '3C'다. 무작정 "삼씨삼씨"라고 외우기보다, 과정을 머릿속에 떠올리면 쉽게 외울 수 있다. 둘째, 환자 자세를 그대로 두고, 귀를 환자 얼굴 가까이 대고 10초 동안 숨을 쉬는지 확인한다. 셋째, 환자를 똑바로 눕힌다. 배를 대고 엎어져 있을 경우 뒤집는다. 넷째, 기도개방. 한 손은 손을 쫙 편 채 새끼손가락 날 부분을 환자의 이마에 대고 지그시 눌러준다. 다른 한 손은 검지와 가운데 손가락을 턱 끝에 얹은 채 살짝 들어준다. 다섯째, 기도개방이 됐으면 다시 숨을 쉬는지 확인한다. 이른바, 2차 호흡확인. 환자의 입과 코 가까이 귀를 대고, 환자의 가슴을 보며 숨을 쉬는지 살핀다. 이 상대로 큰 소리로 10을 센다. 여섯째, 기도개방을 유지하고 이마에 얹은 손의 엄지와 검지로 코를 막는다. 공기를 들이마시고 입을 크게 벌려 환자의 입어 두 번 공기를 불어넣는다. 한번 불어넣고 1초 쉬고, 다시 불어넣고 1초 쉬면된다. 일곱째, 기도를 연 채로 맥박을 확인한다. 맥박 체크는 성인과 어린이 경우 경동맥(목 옆쪽의 근육과 기관 사이 움푹 들어간 곳), 영아는 상박동맥(겨드랑이 안쪽 약한 부분)을 짚어보면 된다. 여기까지, 일곱번째 과정까지는 '구조호흡'과 '심폐소생술'이 같다. 맥박, 호흡이 없으면 '심폐소생술', 맥박만 있으면 '구조호흡'을 하는 것이다. 사실, 글로 봐서는 이해하기 어렵다. 설명을 하고도 잘 이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역시 실습뿐이다. 설명이 더 길어지면 지루해지니, 여기까지만. 궁금하면 지금 바로 자격증에 도전하라. (더 보기)도전이기자, 사각매듭, 라이프가드, 수상인명구조원, 응급처치법, CPR, 심폐소생술, 구조호흡, 마장동, 대한적십자사, 애니, Anne, 삼각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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